엄마표 영어

잠수네 영어 9개월 차: 내가 느낀 장점

강철맘 2020. 2. 19. 09:48

엄마표 영어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 마주하게 되는 그 이름. 잠수네.

친언니가 평소 잠수네 잠수네 하며 입에 침이 마르게 하도 칭찬을 해서 이전에 아이들 교육에 전혀 관심 없던 나로서도 이름만큼은 익숙했다. 하지만 초반엔 도데체 잠수네가 뭐하는 데인지 (말로 설명을 들었는데도) 너무나 파악하기 어려웠다.

대강 학습 정보 사이트라고 알고 일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지만 회원가입을 안한 상태에서는 뭘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회원 가입을 하면 결제를 해야 되는데 1년 회비가 선뜻 결제하기에 적은 금액은 아니기에 일단 뭘 좀 알아보자 싶었다. 

그래서 <잠수네 프리스쿨 영어공부법>(리뷰는 여기)을 사서 읽어보았는데 책을 읽고 나서도 굳이 연회원 가입을 그 돈 주고?하는 마음이 있었다. 잠수네 영어교육 방식과 추천도서, DVD 목록이 책에 다 자세히 나와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엄마표 영어 진행 3개월만에 나는 잠수네 유료회원 결제를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혼자 엄마표 영어를 하다보니 이게 잘 하는 건가, 도데체 남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남의 집 애들은 어떤 책을 얼마나 보고 있나 이런 것들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수네가 도데체 왜 그리 유명한지 직접 경험해 보고 싶기도 했다. 

가입 후 약 5개월 간은 그냥 가끔씩 사이트에 들어가서 뭐가 있나 둘러보고 남들이 쓴 진행기나 책 리뷰 등을 보는 정도로 시간을 보냈다 (아이 둘을 가정보육하느라 도통 내 시간이 없어서 뭘 할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없었다). 그러면서 다음번엔 회원 결제를 안해도 되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다가 4개월 전부터 잠수네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책벌레, 포트폴리오를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잠수네의 진가를 아주 조금이나마 알아보게 된다. 아직 잠수 생초보이기도 하고,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5, 6살) 잠수네의 극히 일부분만 활용중이기는 하지만, 프리스쿨 아이들의 엄마로서 내가 몇 달간 느낀 잠수네의 장점을 두 가지만 적어본다.

 

1. 책나무: 무궁무진한 책 관련 데이터

잠수네 핵심 메뉴 중 <책나무>라는 게 있는데 여기에선 시중에 판매되는 유아, 아동, 청소년용 도서의 정보를 제공한다. 한글, 영어책을 수준에 따라 레벨 별로 분류해 놓은 것은 물론, 음원 여부, 도서관 대출 정보, 회원들의 리뷰 등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 책 제목을 입력하거나 바코드를 찍으면 책 정보를 바로 볼 수 있는데 이 정보가 너무나 유용해서 이것만으로도 유료 결제가 전혀 아깝지 않다고 느꼈다.

한글책의 경우 나는 대부분 도서관에서 단행본을 대여해 읽히고 있는데 그때 책나무의 추천 도서 목록을 참고한다. 리뷰도 많으니 읽어보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고른다. 시중에 나와 있는 한글책은 무궁무진한데 아이들에게 책 읽어줄 시간은 한정적이기에 많은 이들에게 검증된 책을 쉽게 고를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 좋다. 

(물론 추천도서 목록이야 어디나 널리고 널렸지만 그 중 내 아이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르려면 책 내용과 리뷰 등을 참고해야 되는데, 각종 사이트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검색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하나의 앱으로 책 내용을 확인하고 대출 목록을 만들 수 있으니 정말 편리하다).     

영어책의 경우에는 도서관 책은 한정적이기도 하고 반복독서를 많이 하기 위해서 주로 구입하는 편인데, 관심 가는 원서를 사기 전에 일단 책나무에서 검색해서 잠수네 레벨과 리뷰를 확인해 구입을 결정한다. 영어책이 지금 내 아이가 읽기에 적당한 수준인가, 내용이 어떤가 미리 확인하기에 이보다 더 편리한 사이트는 국내에 아직 없는 것 같다. 특히 렉사일이나 AR지수가 표기 안 되어 있는 책들은 잠수네 레벨 표기가 너무나 유용하다.  

 

2. 책벌레와 포트폴리오: 기록의 힘       

책벌레는 아이가 읽은 책을 바코드로 찍어 기록하는 것인데, 가입 초기에는 한두 번 해보다가 그만두었었다. 아이가 하루 읽는 책이 많을 땐 30권이 넘는데(이땐 글밥 적은 유아용 책을 많이 보던 때라 더더욱 권수가 많았다) 이걸 매일 일일이 어찌 다 기록하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달 사이에 아이들이 자라면서 점점 글밥 많은 책을 보다보니 권수가 많이 줄기도 했고, 매일 영어책을 보다보니 어떤 책을 몇 번쯤 보았나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영어의 경우, 같은 책을 여러 번 읽히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기록을 하지 않으니 기존에 읽은 책이 얼마만큼 복습이 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소장하고 있는 책이 많은데다 아이는 둘이니 누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 아닌지 알기도 어려웠다. 특히 ORT 같이 권수가 많은 리더스북은 어떤 책은 여러 번 읽고, 어떤 책을 한번도 안읽는 사태가 발생. 결국, 읽은 책의 뒷면에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것도 스티커가 자꾸 떨어지고 아이들이 제멋대로 스티커를 붙이는 바람에 여의치가 았았다ㅠㅠ 

결국, 4개월 전쯤 책벌레 기록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이것이 잠수네 이용의 전환점이 되었다. 9월부터 기록을 띄엄띄엄 시작해 12월이 되어서는 하루도 빠짐 없이 아이들 각자 읽은 책을 기록했는데, 이렇게 하고나니 비로소 아이가 얼마만큼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분석이 가능해졌다. 또한 DVD로 흘려듣기 한 시간도 같이 기록했더니 아이가 하루 영어에 얼마만큼 노출되는지 계산이 나왔다. (첫째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 1.5시간을 매일 노출 중인데 이 속도로 진행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제2외국어의 임계량인 4000시간을 채우려면 7년이 넘게 걸린단 이야기다ㅠㅠ. 그러니 노출 시간을 더~더 늘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ㅠㅠ)   

  9월 10월 11월 12월
권수 45 53 93 195
쪽수 579 977 1,970 4,488

(첫째가 9~12월에 읽은 책의 기록: 하루도 빠짐 없이 기록한 12월에야 비로소 정확한 기록을 얻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기록을 매일 하다보니 아이의 현재 학습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의 계획도 구체적으로 세울 수가 있게 되었다. 물론 기록하는 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수기로 할 수도 있고 엑셀 등으로 할 수도 있겠으나 역시 바코드만큼 편한 건 없는 것 같다. 한글책의 경우엔 아이*케어 앱도 좋았지만 여긴 영어책 인식이 되지 않아서 아쉬웠다.

책벌레와 포트폴리오를 계속 기록하다보면 연간 기록이 쌓이고 그러다보면 차츰 아이의 영어 실력이 얼마만큼 향상되었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추후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어 영어교실 테스트도 보게 되면 아이의 실력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되니 좋을 것 같다.  

 

잠수네는 기본적으로 영어학습은 초등학생 때 집중적으로, 프리스쿨 때는 워밍업 정도만 하라는 주의이기 때문에 프리스쿨 단계의 이용자 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하지만 나처럼 사교육 없이 아이를 키우는 (특히나 가정보육 중인ㅠㅠ)  엄마들에게는 좀더 체계적인 학습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잠수네는 아주 만족스럽다 (다만 연간 회원료만 좀 내려주면 더 고맙겠다ㅎㅎㅎ). 

내가 적은 두 가지 외에도 잠수네의 장점이 꽤나 많으니 앞으로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면 잠수네 리뷰를 다시 올려볼 생각이다.